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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소비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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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ㆍ문화생활비 줄인다…자영업자ㆍ저소득층 소비 위축

소비재수입 27개월만에 감소…백화점매출 3년만에 최저

(서울=연합뉴스) 정준영 기자 = 주말이면 도로에 차량이 넘치고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북적여 보이지만 국내 소비 지표는 소리없이 가라앉고 있다.

2011년 4분기 실적은 대체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이후 가장 악화한 모습이다.

유로존 재정 위기가 장기화해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소비심리를 얼어붙게 만든데 따른 것이다.

이미 차량과 가전제품, 가구같은 내구재 구매가 급감했다.

경기에 민감한 자영업자가 내다보는 소비지출 전망은 2009년 4월 이래 거의 3년 만에 가장 어두웠다. 덜 먹고 덜 노는 내핍 생활에 들어갈 태세다.

백화점 매출 증가율은 37개월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고 소비재 수입은 27개월 만에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수출과 내수의 동반 위축으로 2012년 1분기는 한국경제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민간소비 3년만에 최저…승용차ㆍ가전ㆍ가구 등 내구재 안 산다

8일 한국은행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보면 작년 4분기 민간소비는 전기보다 0.4% 줄어 2009년 1분기(-0.3%) 이후 처음 감소했다. 리먼 브러더스 사태 직후인 2008년 4분기(-4.2%) 이후 최저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2% 증가에 그쳐 2009년 3분기(0.4%) 이후 가장 낮았다.

소매 부문의 매출액 추이를 볼 수 있는 통계청의 소매액(소매판매액) 지수도 4분기에 전기보다 2.2% 하락해 2008년 4분기(-4.1%)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승용차(-10.9%)를 포함한 내구재(-4.0%)의 소비가 전기에 비해 급락한 탓이지만 비내구재(-1.7%)나 준내구재(0.8%)도 부진하거나 제자리걸음했다.

소매액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작년 2∼3분기에 각각 5.7%, 4.4%에 이어 4분기에 1.5%로 둔화해 2009년 2분기(1.5%) 이후 가장 낮았다.

내구재 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3.0% 늘어나는데 그쳐 2009년 1분기(-11.7%) 이후 가장 낮았다. 품목별로는 가전제품(-4.6%)이 2007년 4분기(-8.4%) 이후 4년 만에 최저 증가율을 보인 것을 비롯해 승용차(-7.7%), 가구(-1.6%) 등이 부진했다.

옷, 신발, 오락ㆍ취미용품이 포함된 준내구재 판매 증가율은 2.2%에 머물렀다. 2010년 4분기를 정점으로 4분기째 둔화했다.

비내구재(1.4%) 중에서는 서적ㆍ문구(-3.2%)의 판매 감소가 두드러졌다. 3분기 연속 줄었고 작년 2∼3분기(-0.6%, -1.9%)에 이어 감소율도 커졌다. 책 보는 데 드는 비용도 아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백화점ㆍ車 판매증가율 3년래 최저…자영업자ㆍ저소득층 소비심리 위축

올해 들어서는 부진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백화점은 1월 장사를 망쳤고 자동차 판매 부진은 충격적이다.

기획재정부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1월 백화점 매출은 4.2% 줄었다. 2008년 12월(-4.5%) 이후 3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작년 11월(-0.5%) 33개월 만에 감소했다가 12월(11.0%)에 연말 특수를 봤지만 1월에는 설 특수에도 맥없이 추락한 것이다.

할인점 매출도 2.0% 증가에 그쳤다.

1월 자동차 판매량은 19.9%나 줄었다. 2009년 1월(-24.1%) 이후 최저 증가율이다. 작년 10월(-8.8%) 감소한 이래 11월 -12.6%, 12월 -5.4%에 이어 넉 달째 마이너스를 찍었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1월 소비자심리지수(CSI)를 보면 98로 2개월째 하락했다. 소비자들의 경제상황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CSI가 100을 밑돌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소비자가 더 많다는 뜻이다.

소비지출전망CSI는 106으로 둔화한 가운데 특히 봉급생활자(110)와 자영업자(98) 간 격차가 두드러졌다. 경기를 피부로 느끼는 자영업자의 심리 위축이 더 심한 것이다. 자영업자의 소비지출전망CSI는 2009년 4월(95) 이후 가장 낮았다.

저소득자의 소비심리 냉각도 상대적으로 심했다. 월소득 기준으로는 100만∼200만원 구간이 98로 2009년 3월(92) 이후 최저로 하락했다.

소비지출전망을 항목별로 보면 외식비CSI(86)와 교양ㆍ오락ㆍ문화생활비CSI(90)는 나란히 2009년 6월(86, 90) 이후 가장 낮았다. 외식을 하거나 여가를 보내는 데 쓰는 지출을 줄일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실제 통계청의 서비스업 생산 동향을 보면 작년 4분기 휴양콘도운영업은 전년 동기보다 10.1%, 여관업은 8.0% 감소했다.

지식경제부의 1월 수출입동향을 보면 소비 선행지표의 하나인 소비재 수입도 지난달 1∼20일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0.4% 줄었다. 1월 전체 확정치까지 줄면 2009년 11월부터의 26개월 연속 증가행진을 마감한다. 소비재 수입은 작년 9월까지만 해도 30% 안팎의 증가율을 보이다 10∼12월(17.3%, 14.8%, 11.5%)에 10%대로 둔화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고용 회복세와 물가 상승세 둔화로 소비여건이 개선되고 있으나 소비자심리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대내외 불확실성이 소비를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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