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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동네사장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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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동네사장님]<상>

“힘들다, 죽겠다” 쉬는 날도 없이 뼈빠지게 일해도 남는 건…

“쉬는 날도 없이 밤늦도록 일하지만… 샐러리맨이 부럽다”
■ 망원동 골목 57명 만나보니
동아일보 | 입력 2012.06.25 03:45 | 수정 2012.06.25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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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서울 낮 최고 기온이 32도까지 오른 23일 서울 마포구 망원동 월드컵로 13길의 한 야채가게. 허름한 차양막은 햇빛을 온전히 막지 못했다. 간판도 없는 13m²(약 4평) 남짓한 가게 안에는 바싹 마른 양파와 잎 끝이 누렇게 변한 배추, 무 몇 개가 진열돼 있었다.

오전부터 가게에 나왔다는 채소가게 주인 할머니는 지나가는 행인에게 "첫 손님이니 좀 싸게 줄게요. 뭐 필요하세요?"라고 물었다. 오후 2시가 다 됐는데도 아직 개시조차 못한 상태였다. 할머니는 열기가 오르는 아스팔트 옆 그늘로 자리를 옮겨 쪼그려 앉아 손님을 기다렸다.





직장인들은 대부분 집에서 쉬는 토요일 오후였지만 이 거리의 '사장님'들은 이날도 대부분 가게 문을 열어놓고 있었다. 이 거리 가게 57개 중 이날 문을 닫은 가게는 4개뿐이었다.

○ '사장님'으로 불리는 상일꾼

동아일보 취재팀은 우리 주변의 자영업자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다세대주택과 빌라가 밀집해 있는 전형적인 주거지역인 서울 마포구 망원동 월드컵로 13길을 찾았다. 300m 정도 되는 이 거리의 자영업자 상당수는 한 달에 28일 이상, 하루 12시간 넘게 일을 한다고 했다. 그러나 손에 쥐는 돈은 월평균 200만 원도 안 됐다.

남들은 "자기 가게가 있어서 좋겠다"고 하지만 이들은 "월급 받고 사는 직장인이 부럽다"고 손사래를 쳤다. 이 거리에서 12년째 속옷 가게를 하고 있는 김모 씨(62·여)는 "하루에 7만 원어치도 못 파는데 요새는 대형 업체들이 창고 세일이니 뭐니 해서 매출이 더 떨어졌다"며 "이 나이에 다른 일 할 게 뭐 있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다른 음식점 사장도 "하루 14시간씩 일하지만 고작 시간당 3100원을 번다"며 "자영업을 시작한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가 침체되고 경쟁업체가 늘면서 경영 환경은 더 나빠졌다. '과잉 공급→사업 부진→부채 증가→생활 불안→자영업 재진입→과잉 공급'으로 이어지는 자영업의 악순환이 이 거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날 밤 12시 무렵 이곳을 다시 찾았지만 절반 가까운 가게가 '마지막 손님'을 기다리며 불을 밝히고 있었다. 바로 옆 주택가의 불은 대부분 꺼져 있었다.

○ 갈 곳 없어 가게 열었지만…


가난한 사장님들은 대부분 일자리가 없어 '등 떠밀린 창업'에 나선 경우다. 망원동 골목에서도 직장을 그만두고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가게를 낸 자영업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가업을 물려받거나, 수익성 있는 사업 아이템을 들고 뛰어든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곳에서 치킨가게를 운영하는 김모 사장(53)은 원래 그래픽 디자이너였다. 디자인 관련 석사학위 소지자인 그는 지난해까지 서울 중구 충무로에 있는 회사를 다녔지만 '감이 떨어졌다'는 말을 듣고 회사를 나왔다. 그래서 차린 게 이 가게였다. 김 씨는 "하루 순이익이 3만 원도 안 된다"며 "가게 문을 닫고 싶어도 창업비용 때문에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즉석 탕수육을 파는 박모 사장(45)도 등 떠밀리듯 가게를 열었다. 한 해 5억 원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중소기업 대표였던 그는 사업이 어려워지자 궁여지책으로 자영업에 뛰어들었다. 아무 배경 지식도 없이 지난달 가게를 낸 그는 "1억 원을 대출받아 장사를 시작했는데 한 달 순익이 150만 원 정도"라며 "개업 효과가 있었는데도 수익이 기대에 크게 못 미쳐 눈앞이 캄캄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 "직장인이 부럽다"





24일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한 자영업체가 폐업세일을 하고 있다. 이 일대 소규모 가게들은 휴일인 이날에도 대부분 문을 열고 영업 중이었지만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입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경기 상황은 좋지 않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전국소상공인연합회가 2월 22일부터 3월 9일까지 전국 소상공인 1599명을 대상으로 '소상공인 경영상황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7.6%가 현재 체감경기를 '어렵다'고 답했다. 올해 경영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말한 소상공인들도 74.4%나 됐다. '호전될 것'이라고 말한 비율은 12.2%에 그쳤다.

실컷 일만 하고 수익은 쥐꼬리만 하다 보니 '허울뿐인 사장님들'은 "월급 받는 직장인이 부럽다"고 입을 모았다. 임승준 허브컵치킨 사장(30)은 지난해 10월 개업한 뒤 지금까지 8개월간 설날 당일 단 하루를 쉬었다. 임 씨가 부모와 함께 매일 17시간 일하며 올리는 매출은 한 달에 1250만 원 정도. 재료비와 월세 가스비 등을 빼면 한 달 순수익은 약 250만 원이다. 한 사람당 83만 원을 버는 셈이다. 시급으로 계산하면 1627원이다. 최저임금(시간당 4580원)에도 턱없이 못 미친다. 그는 "매일 일만 하다 보니 휴일에 쉬고 월급 받는 샐러리맨이 부럽다"고 했다.

최근에는 이 거리 자영업자에게 근심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전철역으로 한 정거장 거리에 있는 마포구 합정동에 홈플러스가 입점해서다. 피자집 사장 이모 씨(45)는 "가게를 열고 나서 5년간 친구와 술 한잔 마신 날이 손에 꼽을 정도고, 친지들 경조사에도 못 가면서 일만 해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대형마트까지 들어서면 매출이 줄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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