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말하는대로 이루어진다
신은경 (차의과대학교 교수, 前 KBS 9시뉴스 앵커)
내게는 인생의 후반전을 계획하면서 만든 ‘인생 사명 선언서’가 있다.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여 방송, 강연, 집필 등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변화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자는 것이다. 나는 아나운서 출신이고 또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으니 말하기와 관련한 기술이나 전문지식은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내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은 화려한 스피치 기술이 아니다. 정말 강조하고 싶은 것은 왜 말하려하는가? 즉 스피치의 ‘목적’이 무엇인지 확실히 인식하라는 것이다.
말하는 것, 특히 뉴스와 강연을 직업으로 삼았던 나는 늘 멀미에 시달렸다. 방송 시작을 알리는 온 에어 등이 켜지기 직전까지 내 가슴은 심하게 두근거린다. 단순히 떨려서는 아니다. 그 떨림은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에 대한 경외감이었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전국에서 동시에 뉴스를 보고 있는지 생각하면 얼굴이 달아오를 만큼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이 직접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고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기울이는 청중들과 마주하는 강연장에서는 긴장이 더 심했다. 그뿐만 아니라 말을 마치고 난 뒤에는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칭찬을 들으면 좋았지만, 빈축을 사는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조바심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러니 늘 두려움과 떨림으로 초조할 수밖에. 물론 나의 일에 대한 그러한 경외감 덕분에 나는 늘 완벽에 가깝게 충실히 준비했고, 그 덕분에 뉴스든 강연이든 실전을 잘 치러냈다. 그러나 그러한 긴장의 반복이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늘 느끼며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나의 말하기는 ‘나의 사명’이고 ‘특별한 목적’이 있어 행하는 일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다시 말해 나의 말하기를 통해 그 메시지가 누군가에게 전해져야만 하고 그것을 통해 듣는 이가 변화되어야 하며, 그것이 내가 방송이든 강연을 통해 말하는 목적과 사명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것을 깨달은 후, 신기하게도 긴장이나 염려가 사라졌다. 단지 심부름을 맡은 충직한 하인처럼 나는 내게 맡겨진 일을 충실히 할 뿐이고 그다음 일은 그 목적과 사명을 부여한 주인이 알아서 다 처리해 주실 것이라는 안도감이 나를 평안하게 했던 것이다.
요즘은 학교 강의 말고도 여러 곳에서 특강을 한다. 그때마다 나는 사람들의 반응이나 나의 실수에 대해 연연하지 않는다. 내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했으면 그것으로 나의 역할과 사명은 다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 자신을 드러내려는 말하기는 장황한 말 잔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 풍성한 말들의 향연에서 정작 중요한 메시지는 파묻혀 버린다면 그것은 굉장한 낭비이다.
말하기의 목적은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면서 공감을 얻는 것이다. 숱한 말을 쏟아내려고 욕심을 낼 필요가 없다. 사람들은 나에게 말하기의 비결이 뭔지 가르쳐 달라고 한다. 그 비결은 다름 아니라 무엇을 말하려는지 스스로 명확하게 알고, 또 말하는 동안 잊지 말라는 것이다.
내가 얻을 영광이나 명예보다 스피치의 목적에 충실하려면, 자신의 말에 두려움을 가져서는 안 된다. 그래서 나는 강의를 마칠 즈음에 마무리로 ‘나의 비전’을 큰 소리로 함께 읽는다. 그리고 마지막에 모두가 함께 외친다.
“나는 더 이상 말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
내가 말하는 ‘나의 비전’은 나의 달라진 모습을 그려보고, 입을 열어 덕을 세우는 말을 하고, 자녀에게 축복의 말을 하고, 배우자의 기를 살리는 말을 하고 또 진실되고 참된 말을 하자는 것이다. 이런 비전을 밝힌 뒤에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고 구호를 외치는 것이다.
이렇게 굳이 비전을 만들고 구호처럼 외치면서 목적을 가지고 말하는 것은 세상은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나의 비전’ ‘인생 사명 선언서’ 등 평소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에 따른 메시지를 준비해 놓아보자. 그리고 소리 내어 말하기를 통해 그 메시지를 스스로에게 각인시켜 보는 것이다. 약속을 실천에 옮기는 훌륭한 장치가 될 것이다. 세상은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제공 : 한국칼럼공유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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