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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이론·현실 접목한 학자들 받아>-1가격으로는 풀리지 않은 현실세계 운용방식 창안 연합뉴스 | 입력 2012.10.15 22:21 </div>

가격으로는 풀리지 않은 현실세계 운용방식 창안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방현덕 기자 =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미국의 엘빈 로스 하버드대 교수와 로이드 셰플리 캘리포니아대(로스앤젤레스) 교수는 가장 효율적인 배분 방법을 찾는데 공헌한 이들이다.

전적으로 가격으로만 움직이지 않는 현실에 가격 이외의 방식을 적용해 실생활의 메커니즘을 풀어낸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89세의 고령인 셰플리 교수는 이러한 배분 방법의 이론적인 바탕을 마련했다. 후학인 로스 교수는 이를 실생활에 연관시킨 공을 인정받았다.

◇엘빈 로스 교수…뉴욕 공립학교 배정제도 혁신

대학교 입시철만 되면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원서싸움에 골머리를 앓는다. 어떤 방식으로 대학에 지원해야 학교와 학생 모두 만족할 수 있을까.

로스 교수의 연구는 이같은 상황에 답을 준다. 로스 교수는 셰플리 교수의 이론적 배경을 현실세계에 접목했다.

로스는 셰플리가 만든 게일-셰플리 알고리즘을 이용해 이러한 시장에서의 최적의 분배 방법을 만들었다. 그 예가 2003년 로스의 제안으로 바뀐 뉴욕시 공립학교 배정 제도다.

그간 뉴욕시에서 공립학교 배정은 학생이 1~5순위 지망학교를 써내면 학교가 이를 보고 학생을 고르는 식이었다.

이렇게 되면 어떤 학생은 두 학교로부터 입학 제의를 받고 어떤 학생은 모든 학교에 떨어진다. 한 학생이 두 학교에 다닐 수는 없는 만큼 비효율적인 자원분배가 일어나는 것이다.

로스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했다. 한 학생이 가장 가고 싶은 한 학교에만 지원하는 것이다. 각 학교는 일단 자신의 학교에 가장 먼저 지원한 사람을 다 합격시킨다.

그리고 떨어진 사람을 모아 또다시 한 학교씩만 지원하게 한다. 자리가 남는 학교에선 지원자를 받아주고 그렇지 않으면 떨어뜨린다. 다시 탈락한 사람을 모아 남는 학교 가운데 하나를 골라 지원하게 한다. 마지막 한 사람이 입학할 때까지 이 과정은 계속된다.

하버드대 박사과정 유혜영(정치경제학과)씨는 "이런 식으로 하면 아무리 많은 사람이 거래에 참가해도 모두가 불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를 얻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안정적 배분'이란 말은 바로 여기서 나왔다.

실제로 로스의 아이디어는 뉴욕시의 공립학교에 이어 2004년엔 보스턴에서도 제도에 적용됐다.

로스는 '뉴잉글랜드 장기이식 프로그램'을 직접 설립하기도 했다. 같은 방식으로 혈액형이 달라 배우자에게 장기를 기증할 수 없는 부부들이 장기를 서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2008년까지 6쌍에 새로운 장기를 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미국 콜롬비아대학교에서 학사(1971년), 스탠포드 대학교 석사와 박사(1973ㆍ1974년) 학위를 취득했다. 일리노이, 피츠버그 대학을 거쳐 1998년부터 하버드 강단에 섰다.

수상 직후 그는 "노벨상이 앞으로 경력에 어떤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나의 연구분야가 상대적으로 새로운 편인데 오늘 아침에 수업에 가면 학생들이 더 집중하겠다"고 답했다.

banghd@yna.co.kr

clap@yna.co.kr

경제주체간 `윈-윈 자원배분` 게임이론서 찾아

 
입력: 2012-10-16 00:54 / 수정: 2012-10-16 02:35
'수학 천재' 섀플리·로스에게 돌아간 노벨경제학상

학교 배정·장기이식 환자 선정 등에 적용
섀플리 50년 전 논문 로스가 실제 경제 응용
"위기 해법 제시 않고 거시논쟁 비켜가" 분석도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로이드 섀플리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명예교수와 앨빈 로스 하버드비즈니스스쿨 교수는 협조적 게임이론의 대가다. 두 사람은 협조적 게임이론을 바탕으로 안정적 배분(stable allocations)과 시장설계 관행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89세로 걸출한 수학자이자 노벨상 역사상 두 번째 최고령자인 섀플리 교수는 50여년 전에 이미 이를 이론화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섀플리 밸류’로 불리며 경제 주체들이 배분 문제에 있어 협조를 하면 이득이 생기는 방식을 제시했다. 섀플리 밸류는 20여년간 매칭이론을 연구한 로스를 만나면서 실제 경제에 응용하는 쪽으로 더욱 발전했다.

◆최적 해법찾기에 게임이론 접목

두 사람의 연구는 나눌 수 없는 재화에 대해 어떤 식으로 배정하면 좋은지를 경제학적 관점에서 다뤘다. 남자와 여자, 학교와 학생, 환자와 장기 기증자 등의 관계에 있어 어떤 식(알고리즘)으로 연결해야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를 보여줬다.

실제 보스턴 뉴욕공립학교에서는 로스의 방식에 따라 학생을 학교에 배정, 효과를 보기도 했다. 로스의 아이디어를 채택하기 전 뉴욕시에서 공립학교 배정은 학생이 1~5순위 지망학교를 써내면 학교가 이를 보고 학생을 고르는 식이었다. 이렇게 되면 어떤 학생은 두 학교로부터 입학 제의를 받고, 어떤 학생은 모든 학교에 떨어진다. 비효율적인 자원분배가 일어나는 것이다.

로스는 한 학생이 가장 가고 싶은 한 학교에만 지원하도록 했다. 각 학교는 일단 자신의 학교에 가장 먼저 지원한 사람을 다 합격시키고 떨어진 학생을 모아 또 다시 한 학교씩만 지원하게 한다. 자리가 남는 학교에선 지원자를 받아주고 그렇지 않으면 떨어뜨린다. 다시 탈락한 사람을 모아 남는 학교 가운데 하나를 골라 지원하게 한다. 마지막 한 사람이 입학할 때까지 이 과정은 계속된다.

장기 이식과 관련한 거래모델도 같은 방식이 가능하다. 예컨대 남편에게 신장 이식이 필요한 한 부부가 있다. 부인은 남편에게 신장을 주고 싶지만 혈액형이 맞지 않아 본인의 신장을 이식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 부인이 다른 지역에 사는 같은 처지의 부부를 찾게 되면 상대 부부의 남편에게 신장을 기증할 수 있게 된다. 로스 교수의 계산에 따르면 이런 방식으로 기증자를 찾다보면 미국 내에서만 최소 30명의 기증자를 찾을 수 있게 된다.

하버드대 박사과정 유혜영 씨는 “이런 식으로 하면 아무리 많은 사람이 거래에 참가해도 모두가 불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를 얻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안정적 배분’이란 말은 바로 여기서 나왔다.

◆거시 논쟁 비켜가기 위한 선택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수상에 대해 “최근 위기와 재정정책 등을 둘러싼 거시경제학적 논쟁과 거리가 먼 미시경제학 분야의 연구자에게 상이 돌아가면서 노벨위원회가 논란에서 비켜갔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거시경제 해법을 제시한 경제학자를 배제하고 미시경제학에서 수상자를 냈다는 분석이다. 자칫 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이슈인 위기와 긴축, 재정정책 등 거시분야에서 수상자를 낼 경우 최근 경제학계에서 가장 뜨겁게 진행되는 논쟁에서 어느 한쪽 편을 들어주는 위험부담을 안게 된다는 것이다.

이 결과 2007년 레오니트 후르비치와 에릭 매스킨, 로저 마이어슨의 공동 수상에 이어 5년 만에 또 다시 노벨경제학상이 게임이론 학자에게 노벨상이 돌아가게 됐다.

이에 대해 노벨상 위원회는 “안정적 배분에 대한 추상적인 이론에서부터 시장 기관들의 실질적인 설계에 이르기까지 이런 질문에 대답한 두 명의 학자에게 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로스 교수는 수상 후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오늘 아침 수업에 가면 학생들이 좀 더 수업에 집중할 것 같다”며 기쁨을 표시했다.

서정환/주용석/조미현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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