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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피겨스케이팅 14년 스토리… 한 번의 완벽 점프 위해 1000번의 엉덩방아 찧었다

[2010.02.26 20:37]       


연아는 먹고 싶은 게 많았다. 단 10분 만이라도 더 자고 싶었다.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놀고 싶었다. 오늘이 연습 없는 날이었으면 하고 바랐던 날들이 많았다.

연아에게 가장 큰 위기는 역설적이게도 주니어 무대를 화려하게 마무리한 뒤 찾아왔다. 2006년 시니어 데뷔 무대를 앞두고 연습을 하던 도중 너무 힘겨워 “피겨스케이팅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스케이트화는 발에 맞지 않아 계속 문제를 일으켰고, 발목 인대 부상은 심해지기만 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한 번 “그만 두겠다”고 했던 이후 4년 만에 찾아온 위기였다. 연아가 스케이트를 타고 싶다고 했던 이후 늘 힘이 돼 주었던 어머니조차도 “그래 그만두자. 너 힘들어하는 거, 엄마도 더 이상은 못보겠다”며 동의했다.

하지만 그토록 부러웠던, 평범하게 학교 다니고 친구들과 어울리는 생활이 행복한 것만은 아니었다. 친구들은 학교와 학원을 다니며 자신의 꿈을 향해 달리고 있었지만 스케이팅 연습에만 매달려왔던 연아는 할 게 없었다.

피겨 스케이터라는 꿈을 향한 길에서는 어느 누구보다 앞에 있었지만, 피겨 스케이터라는 꿈을 접고 나니 맨 꼴찌나 마찬가지였다. 어릴 때부터 세계 최고의 피겨 스케이터가 되겠다며 달려온 연아가 가장 잘하는 것, 앞으로도 잘할 수 있는 것은 스케이팅밖에 없었다.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슈퍼스타즈 온 아이스’라는 아이스쇼를 마지막으로 스케이팅을 접기로 했다. 쇼가 며칠 남지 않은 어느 날, 연아는 연습을 하러 갔다. 그런데 불편하고 힘들기만 하던 스케이트화가 편하게 느껴지고 언제 부상이 있었냐는 듯 점프가 완벽하게 되는 게 아닌가. 불행하다고 생각했던 링크 위에서의 모습이 행복하게 느껴졌다. 그 날 이후 연아는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1990년생인 연아는 유치원생 시절이던 96년 가족과 함께 집 근처 과천시민회관 빙상장을 찾았다가 처음 스케이트를 탔다. 흥미를 느낀 연아는 계속 스케이트를 타게 해달라고 졸랐고, 점프와 스핀을 배우는 마스터반까지 마쳤다.

마스터반을 지도하던 류종현 코치가 “피겨에 재능이 있다”며 어머니에게 선수로 키우자고 제의했고 이후 연아의 생활은 피겨가 전부였다. 매일이다시피 훈련을 했고, 방학 때는 미국 등으로 전지훈련을 갔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전국 종합선수권대회를 5연패하는 등 한국에선 적수가 없었다.

완벽한 점프 하나를 만들기 위해 뛰고 또 뛰었다. 초등학교 시절 이미 트리플 악셀을 제외한 5가지 종류의 트리플 점프를 모두 마스터할 수 있었던 건 오로지 연습의 결과였다. 힘들어 주저앉고 싶은 순간이면 마음 속에서 ‘이 정도면 됐어. 다음에 하자’라는 속삭임이 들렸지만 귀를 닫고 한 번 더 뛰었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2년 4월, 슬로베이나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했다. 만 13세 미만 선수들이 출전하는 노비스 부문에서 트리플 점프를 선보이며 1위를 했다.

그러나 그 해 사춘기가 찾아오면서 어머니와 매일 티격태격하며 힘겹던 차에 발목인대가 늘어나는 부상을 당했다. 첫 위기였다. “그만둘래. 너무 아파서 못하겠어”라고 했지만 마지막 대회라고 생각한 동계 전국체전에서 완벽한 연기로 1위를 차지하면서 힘겹다는 생각은 씻은 듯 사라졌다.

중학교 1학년 때 국가대표로 발탁됐고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렸던 2004년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숙적’ 아사다 마오를 처음 만났다. 당시만 해도 아사다 마오는 쳐다보기도 힘든 수준의 선수였지만 차근차근 준비해온 연아는 아사다 마오에 이어 2위에 오르며 라이벌의 존재를 확실히 알렸다.

2004년 9월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한국 피겨 역사상 첫 우승을 했고 2005년 11월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2006년 3월 주니어 세계선수권마저 석권했다. 아사다 마오의 벽을 처음으로 넘으며 연아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계기가 됐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는 불과 2개월 차이로 나이 제한에 걸려 참가하지 못했다. 아쉬웠지만 멈추지 않았다. 본격적으로 시니어 무대에 뛰어든 연아는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갔다.

2006년 5월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데이비드 윌슨이라는 안무가를 만나게 된 것은 연아에게 날개를 달아준 모양이 됐다. 감정과 상황을 잘 이해해주고 함께 갈 길을 정해주는 마음이 통하는 코치, 어색하고 쑥스러워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을 끄집어내 표정과 동작으로 만들어준 안무가의 존재는 연아를 ‘피겨 퀸’으로 끌어올려주었다.

2006∼2007시즌 시니어 그랑프리 2차대회에서 3위에 오르며 시니어 무대에 입성한 연아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그랑프리 4차대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에 오르며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 자격을 얻는다.

이후 연아의 앞을 막을 이는 없었다. 2006년 12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아사다 마오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2007년 그랑프리 3차대회와 5차대회에 우승한 데 이어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렸던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아사다 마오를 제치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물론 항상 웃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08년 3월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는 충격이 컸다. 시즌 내내 1위만 하던 쇼트 프로그램에서 5위에 머물렀다. 프리 스케이팅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동메달을 따는 데 그쳤다.

2008년 12월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렸던 고양 그랑프리 파이널 역시 아쉬웠던 대회다. 국내에서 처음 참가하는 국제대회였던 만큼 연아는 정말 잘하고 싶었다. 쇼트 프로그램에서 아슬아슬하게 1위를 했지만 프리 스케이팅에서 실수를 하며 아사다 마오에게 1위를 내주고 말았다.

크고 작은 부상과 세계 1위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엄습한 결과였다. 하지만 시련은 연아를 더 강하고, 성숙하게 만들었다. 세계선수권대회 우승과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목표는 여전히 남아 있었다.

2009년 2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4대륙 선수권대회는 특히 중요했다. 1년 후 같은 장소에서 올림픽이 열리기 때문이었다. 사실상 예비 올림픽이었다. 이 대회에서 연아는 다시 1위를 하며 잠시 비워뒀던 ‘피겨 퀸’의 자리로 복귀했다.

아픔을 딛고 일어선 연아는 4대륙선수권대회부터 시작해 2009년 들어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사건을 냈다. 세계신기록 행진은 부수적인 결과였다.

연아는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마(魔)의 점수’로 여겨지던 200점을 사상 처음 뛰어넘은 207.71점을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3번째 도전만에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이라는 벽 하나를 뛰어넘는 순간이었다.

2009∼2010 시즌 첫 그랑프리 대회에서는 210.03점을 획득, 여자 싱글 사상 처음으로 210점대의 벽을 깨뜨리며 스스로 한계를 넘어섰다. 그랑프리 시리즈 5차 대회와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실수하고도 우승하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실수를 하되 결코 무너지지 않는 진정한 챔피언의 모습을 각인시켰다.

이제 남은 건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올림픽 개막 전부터 전 세계 언론과 피겨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연아의 우승을 예상했다. 국민들 역시 당연히 금메달을 따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주눅들지 않았다. 14년 전 처음 피겨화를 신었을 때 느꼈던 기쁨을 떠올렸다. 그동안 무수히 흘렸던 땀과 눈물들을 떠올렸다. 꿈을 위해 달려가는 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를, 그리고 그 꿈을 눈앞에 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를 떠올렸다.

연아는 오랜 꿈이었던 올림픽 무대에 섰고, 누구도 의심할 수 없는 ‘피겨 퀸’임을 보여줬다. ‘이제 쉬어도 되겠지’라는 생각이 드는 그 순간들, 주저앉고 싶다는 유혹이 엄습해와 포기하고 싶어지는 마지막 그 1분을 참아내며 노력했던 스스로에게 연아가 최고의 상을 수여하는 순간이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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