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묵지 스토리튜터 명강사(한국직업능력개발원 등록자격 제2014-4551호)



인생 3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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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인생 3막째, 버려야 할 것들

"인생 1막은 학창 시절 2막은 조직 브랜드 시절

이제 시작하는 3막은 나의 자체 브랜드 시절

미련 청산, 비교 청산은 인생 3막의 기본 아닐까"


말단 은행원이던 친정아버지는 정년을 꽉 채우고, 퇴직 후에도 몇 년을 더 직장에 다닐 기회를 가졌다. 되돌아보면 아버지의 가늘고 길게 산 '조촐한' 삶이 사실은 화려한 노후가 아니었나 싶다. 60대 넘어서까지 '일식이(一食이ㆍ집에서 아침 한끼만 먹는 사람)로 산 우리 아버지는 집에서 허리를 꼿꼿이 펴고 큰소리칠 자격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아버지보다 훨씬 '가방 끈'이 긴 나는 아버지가 한창 일하시던 나이인 40대 후반에 직장 생활을 접었다. 벌써 인생 3막째다. 아버지세대는 앞만 바라보고 가속 페달만 밟으면 됐다. 하지만 내가 속한 베이비붐 세대는 페달을 밟고 핸들까지 좌우로 꺾으면서 살려니 한층 삶이 고단하다. 새로운 문화를 따라가려니 숨도 가쁘다. 신세대가 장난감으로 갖고 노는 스마트폰 하나를 이용하는 데도 땀을 흘리며 배워야 한다.

내일모레면 50대다. 태생이 엄청난 '길치'라 버스도 웬만하면 갈아타지 않는 편인데 직업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세 번이나 갈아타고 있다. 언론인, 공무원, 대학강사. 그사이 전공도 국문학에서 경영학으로 180도 바꾸었다. 좋게 말하면 융합이고, 삐딱하게 보면 지그재그다. 이젠 1인 창조기업가로서 대학·기업체 강의, 컨설팅까지 동시다발로 하고 있으니 '파란만장'인 셈이다. 인생 1막은 학창 시절, 2막은 조직 브랜드 시절, 3막은 내 자체 브랜드 시절로 구분할 수 있을까.

인생 3막에 얻은 교훈이 많다. 가장 중요한 행복 포인트는 '과거사 청산'이다. 울분, 과거에 대한 추억과 자만심 같은 과거의 독소를 뽑아내야 미래를 창조할 수 있다.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동경보다 더 무서운 게 바로 가 본 길에 대한 미련이다.

조직에서 나오고 나면 이 사람도 섭섭하고 저 사람도 괘씸하고…상처를 많이 받는다. 예전엔 간이라도 빼줄 듯이 가까웠던 이들이 나 몰라라 할 때 받는 상처는 크다. 밥 먹자고 하면 선약을 대며 핑계대는 이들이 많아질수록, 씹히는 문자 수가 많아질수록 점점 소심해지고 원망 지수만 높아간다. "내가 얼마나 도와줬는데 나를 이렇게 대우해?" "내 청춘을 바쳐 일했는데 고작 이렇게 폐기처분하다니!"

사람은 누구나 자기중심적이다. 나는 청춘을 바쳐 뼈 빠지게 일했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는 오히려 "평생 월급주며 먹여살려줬다"고 생각한다. 나는 부하를 키워줬다고 생각하지만, 부하는 상사가 자리보전하게 하는 데 혁혁하게 공헌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전국시대의 귀족 맹상군에게 신하 풍훤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선생께서는 시장에 가보시지 않으셨습니까. 날이 밝을 때는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려던 사람들이 저녁 때가 되면 뒤도 안 보고 빠져나옵니다. 사람들이 아침 시장을 편애하고 저녁시장을 미워해서가 아니라 자기에게 필요한 물건이 다 팔리고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화내지 마십시오."

인생 프로가 되기 위해 버려야 할 또 다른 한가지는 비교하는 마음이다. 젊어서는 올려다보는 마음은 동기부여가 되고 자극이 될 수 있지만, 나이 들면 올려다보는 마음은 자조와 의욕상실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나보다 훨씬 못했던 친구도 이 정도는 대우받는다는데…." 내가 아는 한 전직 기업체 사장은 이런 생각을 뽑아내는 데 3년이 걸렸다고 했다. 오르페우스가 지상 세계에 나와 뒤를 돌아보는 바람에 소금기둥이 된 것은 그리스 신화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과거에 무엇 무엇을 했던 누군데"라고 떠올리는 것이야말로 현실에서 스스로 소금기둥을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나보다 못났지만 잘된 이도 가끔 있지만 나보다 잘났는데도 안 풀린 이도 많다. 고개 들어 위를 보기보다 고개 숙여 아래를 보는 것은 인생 프로의 기본 자세일 것 같다.

마지막으로 줄 것과 받을 것을 구별하는 태도다. 주위 사람들이 "빈 택시로 돌아다니는데 나 하나 공짜로 태워주면 어때"라는 생각으로 시간과 수고를 요청하는 부탁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상대와 의도 상하고, 실리도 못 챙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냥 줄 것이면 분명히 해 도와주는 것이 낫다. 받을 것이면 처음부터 밝혀야 한다.


인생 1막, 2막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진도를 빨리 나가는 속도(速度)의 경쟁이었다면, 이제 인생 3막은 진정한 나의 내면과 꿈의 방향을 만들어나가는 밀도(密度)경쟁이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이란 고은의 시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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