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 왼쪽)2002년 한·일월드컵 때 앳된 외모로 그라운드를 누볐던 박지성은 2010년 남아공에서 주장을 맡아 한국 축구의 대들보로 성장했다. (사진 오른쪽)상처투성이 지성의 발… 박지성의 발은 굳은살과 상처투성이다. /오디북스제공·조선일보
그렇기 때문에 한국 축구는 '박지성 이전'과 '박지성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선수가 기술로도 세계에서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 바로 이날 박지성의 골이었다. 박지성이 노란색 주장 완장을 차고부터 한국 대표팀의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얘기가 나온 지 오래다. 29세의 박지성이 자신만의 리더십으로 팀을 리드하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이다.
그리스전의 최우수선수로 뽑힌 박지성은 "개인적인 기록보다 팀이 이긴 것이 더욱 기쁜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입버릇처럼 "나보다 팀"이란 말을 달고 다닌다. 이 말이 더욱 돋보이는 까닭은 실제로 박지성이 자신의 기량 발전에만 몰두하는 이기적 스타와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는 2005년부터 세계 최고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다진 자신의 경험을 동료에게 전파하는 데 누구보다 열심이다. 박지성은 그리스전을 앞두고 동료에게 체격 조건이 큰 유럽 선수들을 상대하는 요령을 전파하는 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 ▲ 6학년 박지성의 일기장엔… 박지성이 세류초등학교 6학년 때 썼던 일기. 어린이 박지성은 일기장에 훈련 내용 을 그림으로 일일이 그렸을 정도로 축구에 푹 빠져 있었다.“ 아파도 참아야 한다” “다른 사람 두 배로 노력하겠다”는 등 어른스러운 내용도 많았다. /랜덤하우스 제공
이런 박지성의 조용한 리더십은 어쩌면 지금 우리 사회가 바라는 리더의 자질인지도 모른다. 서울대 임현진 교수(사회과학대 학장)는 "박지성 선수는 성실함과 매너, 겸손함과 열정, 스캔들 없는 깨끗한 품행 등 한국 사회가 원하는 '스타'의 자질을 갖췄다"고 말했다. 남아공월드컵을 보는 한국팬들은 지금 '박지성 신드롬'에 빠져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