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묵지 스토리튜터 명강사(한국직업능력개발원 등록자격 제2014-4551호)



최불암 암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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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출연하고 돈까지 받는다는 게 쑥스러웠지"

[최불암의 플래시백]
<2>"우리가 박수를 먹고 살잖아 그러니까, 박수를 독점하면 안 돼"
출연료는 '차비+α'… '수사반장' 9년 만에 셋방 벗어나
큰 돈 받는 요즘 스타들, 피해의식 대상으로 변해 서글퍼
나도 CF로돈벌지만 선후배들에 피해 줄까 출연료 고민
입력시간 : 2011.09.26
  • 최불암과 김혜자가 부부로 나온 MBC 드라마 '전원일기'의 한 장면.(가운데 아래) 비슷한 시기 TV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임채무(오른쪽 위)와 노주현(왼쪽 위), 김수미(오른쪽 아래) 등 다른 연기들의 모습도 보인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시끄러워지는구먼. 이번엔 강호동인가? 근데 나는 특정한 누구를 놓고 이렇다 저렇다 얘기하기는 싫어. 내가 그런 말을 하면 결국 제 얼굴에 침 뱉기거든. 나도 연예인으로 평생 살아온 사람이잖아. 나는 그쪽 계통이 아니니까 비판적인 시각으로 말한다는 거,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야. 그걸 전제로 하고 얘기하자고.

    요즘 스타들 참 많이 버는 것 같데. 개런티도 어마어마하고 CF 수입도 엄청나고… 난 요새 매니지먼트 시스템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 사실 그런 말 들어도 감이 좀 멀어. 내가 처음 연기자 생활을 시작할 때만 해도 개런티라는 개념조차 생소했지. 그 시절엔 내가 드라마에 출연하고 대가까지 받는다는 게 조금 쑥스럽기도 했으니까.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 '아, 오늘 내가 TV에 나와서 하고 싶은 연기도 하고 남들한테 얼굴도 알리고 해서 행복했는데 돈까지 주는구나.'

    처음엔 개런티란 말도 없었어. 대신 '사례'라는 표현을 썼지. 방송국에서 차비에 조금 더 보탠 정도로 줬던 것 같아. 어쨌든 방송국까지 오느라 차비 쓰고, 나왔으면 점심은 먹고 일해야 하니까 거기 대한 사례를 했던 거지. 점잖은 사람들이 '거마비'라고 부르는 거랑 비슷한 개념일 거야. 개런티로 큰 액수를 만진다는 건 생각지도 못했지.

    사전에 찾아보면 개런티가 아마 '최저 보증 출연료' 뭐 그렇게 나와 있을 거야. 옛날엔 그걸 등급제로 줬어. 내가 18등급이면 18등급 개런티를 받고 1등급이면 1등급, 그런 식이었어. 능력제냐고? 꼭 그렇지도 않아. 제작자들, 선배들이 죽 모여서 회의해서 하나씩 등급을 올려주는 거야. 말하자면 연공서열이 있었던 거지.

    그렇게 차비 수준의 개런티를 받고 다녔는데, 민영방송인 MBC(지금은 소유형태로는 공영방송이지만)가 생기고 나서부터 요즘 출연료 개념에 가깝게 개런티가 변하더라고. 나도 MBC 개국 드라마 '역풍'에 출연하고서야 돈 같은 돈을 받아봤으니까.

    말하자면 개런티를 통해 일종의 전속 개념이 출현한 거야. 얼마 줄 테니 MBC 말고 다른 데는 가지 마쇼, 그런 성격이었지. 굳이 계약을 하지는 않더라도 말이야. 이쪽은 MBC 식구들, 저쪽은 KBS 동네, 그런 소속감들이 자연스레 있었어. 근데 그것도 SBS 생기고부터는 다 깨지더라고. 아마 그때부터 개런티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 같아. 물론 스타로 불리는 사람들에 한정된 얘기겠지만.

    내 경우는, 단순노동이나 다를 것 없는 엑스트라 역할을 할 때부터 거의 서른 살이 될 무렵까지는 일주일 일해 받은 돈이 하루 술값으로 날아가버리는 일이 허다했지. 1970년 결혼하면서 얻은 전셋집 보증금 60만원이 모자라 결국 어머니한테 손을 벌렸으니까. 내가 셋방살이를 벗어난 게 79년이야. '수사반장'이 시작되고 9년 만이었지.

    또 옛날 얘기만 늘어놓고 있구먼. 요컨대 예전엔 스타라고 해도, 지금처럼 어마어마한 돈을 벌고 그러진 못했단 얘기야. 그런데 짧은 시간에 연예계의 경제적 토대가 너무 많이 바뀌어버렸지. 게다가 돈은 몇몇 스타에게만 집중되고. 연예계의 생리, 스타를 둘러싼 매니지먼트 시스템은 더디게 성숙하고 있는데 말이야.

    그러니까 세금 탈루니 뭐니 하는 문제가 끊이지 않는 게 아닐까 생각해. 이 바닥은 배곯던 시절보다 더 팍팍해졌어. 스타라는 존재도, 연예인들 사이에서 선망이 아니라 피해의식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서글픈 얘기지.

    내가 자주 집 앞에 나가 여의도공원을 산책하는데, 나와 보면 나무 중에 유독 잘 자라는 것들이 있어. 어떻게 그 부분만 영양주입이 잘 되는지 10% 정도는 아주 다른 놈들을 덮을 정도로 잘 자라. 그런데 그 놈을 그냥 두면 어떻게 되겠어? 사방으로 가지를 뻗쳐서 다른 놈들을 폐사시켜 버린다고. 결국 저 혼자 덩그러니 남게 되니까 공원이 다 꼴 보기 싫어지고 말지. 연예계라고 뭐가 다르겠어.

    편중되면 안 돼. 연예인이라는 게 박수를 먹고 사는 사람 아니겠어? 그러니까 박수를 독식하지 말라는 얘기야. 나눠서 갖게 해야지.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활성화돼 우리 드라마가 외국에 많이 팔리고 이런 건 좋은데, 그게 어떤 스타가 제작비의 큰 부분을 뭉텅 가져가버리는 수단이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해.

    시키는 사람들도 문제야. 누가 인기가 있다고 하니까 그 사람만 데려다 쓰려고 하는 생각을 고쳐야 해. 난 제작자들 태도에 좀 불만이 있어. 제작자는 손해 보는데 스타만 떡을 다 가져간다고 불평하는 태도야. 안 쓰면 그만이잖아. 억지로 스타 써 가면서 달라는 대로 다 주고 뒤로 욕하지 말고, 스타 없이도 인기를 얻는 작품 만들 궁리를 하는 게 옳지 않아?

    물론 나도 CF에 출연해서 돈을 벌어. 하지만 요즘은 출연료를 놓고 고민해. 무엇보다 다른 선후배 연기자들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야. 내 나이의 배우들을 필요로 하는 CF가 한정돼 있잖아. 거창하게 말해서 좀 뭣하지만, 연예인들도 중용을 생각해야 해. 그게 결국 자신도 사는 길이야.

    이거 어째, 얘기가 계속 돈 얘기에 맴도는 것 같네. 이런 말을 하려던 게 아니었는데…

    스타란 말야, 결국 가장 프로페셔널한 사람이 아닐까 싶어. 대중의 인기가 필수적이겠지만, 그것만 갖고는 안 된다는 거지. 난 연기자니까 연기의 영역에서 말한다면 차승원 같은 친구가 진짜 스타 아닐까 싶어. 연기의 폭이 넓고 생각을 많이 하는 게 눈에 보여. 진짜 제대로 연기를 하는 배우야. 우리 때는 그렇게까지 못 했는데 말이지.

    아, 또 '나는 가수다' 같은 프로그램 있잖아. 거기 나오는 가수들 보니까 노래가 평소 노래 부를 때하고 다른 것 같데. 가사 속에 들어 있는 얘기를 뼛속마다 다 집어넣어 부르는 게 느껴져. 최선을 다 하면 노래의 의미가 가수의 세포마다 스며들게 돼 있어. 연기자도 마찬가지고. 대중이 느끼는 맛이 다르지. 진정한 감동을 줄 수 있는 게 스타 아니겠어?

    그런데 사실 내가 스타 얘기를 길게 늘어놓으려니까 조금 면구스럽네. 나는 내가 스타로 살아왔다고 생각하지 않거든. 하늘의 별 같은 존재라서 스타라고 부르는 것일 텐데, 연기자로서 내 삶은 그것과는 거리가 있었지. 자기 관리도 철저하지 않고. 한 번 만나보고 어떻게든 말이라도 걸어보고 싶은 사람, 그래서 선망의 대상이어야 스타 아냐? 내 호칭은 아닌 것 같아.

    하지만 요즘 스타라고 불리는 친구들, 어찌 보면 좀 불쌍해. 소속사가 딱 감싸고 있어서 아무런 자유도 누리지 못 하고. 좁은 틀 안에 갇혀서 나는 스타다, 그러고 있는 건 참 고독한 삶인 것 같아. 비비안 리도 그렇고 마릴린 먼로도 그렇고… 난 편하게 사람들과 얘기도 하고 부딪치고 사는 게 훨씬 좋아. 뭐 영영 스타로 불리지 못하더라도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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